
문화유산을 이해하는 방법이 달라지고 있다. 건축물을 둘러보고 설명을 듣는 관람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당시의 생활과 제도, 공간의 쓰임을 직접 경험하는 프로그램이 문화유산 현장에 도입되고 있다. 경기도 양주시의 양주관아지도 이러한 방식으로 시민과 만나고 있다.
양주시는 지난 5월부터 양주관아지 일원에서 국가유산 활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관련 일정을 이어간다. 프로그램의 중심에는 조선시대 지방 행정의 현장이었던 양주관아지의 공간적 특성이 자리한다.
양주관아지는 조선시대 양주목을 다스리던 관아가 있던 곳이다. 특히 정조가 광릉에 행차하는 과정에서 양주관아에 머문 기록이 전해지는 등 정조와 관련된 역사도 남아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다도와 투어, 만들기, 참여형 연극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양주목사의 찻집’에서는 전통 다도를 통해 당시의 생활문화를 접한다. 정조가 신하들에게 하사했던 것으로 전해지는 제호탕과 다례 기록에 등장하는 인삼차, 전통 다과 등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관아라는 공간을 행정시설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당시 사람들의 생활문화까지 살펴보도록 범위를 넓혔다.
공간 자체를 활용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다함께 양주관아지 한바퀴’는 내아에서 시작해 외삼문과 사령청, 매학당, 어사대비, 양주별산대놀이마당을 차례로 이동한다. 참가 어린이들은 장소마다 북 울리기와 보물찾기, 퍼즐 맞추기 등의 미션을 수행한다. 각 건물의 명칭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동과 활동을 통해 관아의 구조를 익히도록 설계했다. 어린이가 투어하는 동안 보호자는 별도의 다식 만들기 체험에 참여할 수 있다.
‘양주관아야 놀자’에서는 어사대비 커피박 방향제와 업사이클링 키링 만들기, 양주목판 체험, 양주관아지 스크래치 페이퍼 등을 운영한다. 어린이와 가족 단위 방문객이 제작 활동을 거쳐 양주관아지와 관련된 역사 요소를 접하는 방식이다.
하반기에는 ‘리턴 투 양주관아’가 새롭게 추가된다. 참가자가 직접 양주목사의 역할을 맡아 지방 관아의 재판 과정과 관리의 역할을 경험하는 참여형 연극이다. 관아 곳곳에 배치된 배우와 참가자가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조선시대 지방 행정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를 상황극으로 풀어낸다.
프로그램 운영 방식도 콘텐츠에 따라 구분했다. 양주목사의 찻집과 양주관아야 놀자는 현장 접수로 운영하며, 공간을 이동하는 다함께 양주관아지 한바퀴는 사전접수제로 진행한다. 리턴 투 양주관아는 사전접수와 현장접수를 병행한다.
9월에는 6일 ‘다함께 양주관아지 한바퀴’가 예정돼 있으며, 10월에는 양주목사의 찻집을 비롯한 각 프로그램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리턴 투 양주관아는 10월 3일과 17일 두 차례 운영될 예정이다.
양주관아지의 하반기 프로그램은 하나의 국가유산을 여러 방식으로 해석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차를 마시며 조선시대 생활문화를 살펴보고, 관아를 걸으며 공간의 기능을 확인하고, 직접 양주목사가 돼 당시 행정 과정을 경험하는 식이다. 보존된 건축물과 기록을 현재의 체험 콘텐츠로 연결하면서 양주관아지가 지닌 역사적 정보를 시민이 접할 수 있는 방식도 함께 넓혀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