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아이 운동, 몇 살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주니어 골프를 지도하는 현장에서 부모들에게 자주 받는 질문들 가운데 하나이다. 골프뿐 아니라 수영, 태권도, 축구도 마찬가지다. 언제 시작해야 남들보다 앞서갈 수 있는지, 늦으면 뒤처지는 건 아닌지 묻는 부모가 적지 않다. 하지만 아이들을 직접 지도하다 보면 ‘몇 살인가’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이 있다는 걸 느낀다. 바로 ‘지금 이 아이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이다.
같은 나이라도 아이마다 움직이는 방식은 다르다. 균형 잡기에 강한 아이가 있는가 하면 달리고 방향을 바꾸는 데 더 익숙한 아이도 있다. 공을 맞히는 감각이 빠르게 느는 아이가 있는 반면 새로운 동작을 천천히 탐색하며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아이도 있다. 스포츠 교육의 출발점을 나이 하나로만 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유아기 스포츠, 두 살부터 ‘경험’할 수 있다
최근 골프·축구·수영·태권도 등 다양한 스포츠를 어릴 때부터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골프는 과거 성인 중심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어린이용 장비와 주니어 프로그램이 확대되면서 유아기부터 접할 수 있는 종목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해외에서는 어린 연령의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놀이와 움직임 중심으로 골프를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어린이의 체격에 맞춘 골프 장비 역시 다양해지면서 골프를 처음 경험할 수 있는 연령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다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두 살부터 골프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과 ‘두 살부터 전문적인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2세 어린이에게 하루에 걸쳐 최소 180분의 다양한 신체활동을 권고한다. 3~4세 역시 하루 최소 180분의 신체활동이 권고되며 이 가운데 최소 60분은 중강도에서 고강도의 활동으로 구성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180분은 특정 종목을 몇 시간씩 훈련하라는 뜻이 아니다. 걷고 뛰고 노는 일상적인 움직임을 포함해 하루 동안 충분히 몸을 쓰도록 하라는 의미다.
두 살에게는 두 살의 골프가 있다
두 살 아이에게 골프는 성인처럼 스윙 궤도를 만들고 동작을 반복하는 훈련일 필요가 없다. 부모와 공을 굴리고, 가벼운 도구를 움직이고, 가까운 목표물을 향해 공을 보내며 걷는 것 자체가 이미 하나의 스포츠 경험이다. 공을 정확히 맞혔는지보다 몸을 움직이는 걸 즐기는지, 실패한 뒤 다시 해보고 싶어 하는지를 먼저 살펴야 하는 시기다. 4~5세로 성장하면 활동 범위를 조금씩 넓힐 수 있다. 달리기, 멈추기, 점프, 던지기, 잡기, 차기, 균형 잡기, 방향 바꾸기 등 기본 움직임을 다양하게 경험하는 것이 핵심이다.
유아 골프에서는 공 굴리기와 목표물 맞히기를, 유아 수영에서는 물속에서 몸을 조절하는 감각을, 유아 축구에서는 공을 차고 쫓아가는 움직임을, 유아 태권도에서는 균형과 규칙을 놀이처럼 경험할 수 있다. 종목은 달라도 이 시기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같다. 몸을 다양하게 써보는 즐거움이다. 어른이 생각하는 ‘잘하는 것’과 아이가 느끼는 ‘재미있는 것’은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공을 정확히 맞히기보다 목표물까지 뛰어가는 걸 더 좋아하는 아이도 있다.
그렇다고 소질이 없는 게 아니다. 지금 그 아이에게 필요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이 시기 스포츠 교육에서 살펴야 할 것은 ‘무엇을 얼마나 잘하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다양하고 즐겁게 움직이는가’다. 두 살 아이에게는 두 살의 골프가 있어야 한다. 아이를 골프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골프를 아이의 성장에 맞춰야 한다.
자료 출처
세계보건기구(WHO), Guidelines on physical activity, sedentary behaviour and sleep for children under 5 years of age, 2019.
Florida Junior Golf, Tiny Tees™ 프로그램, Ages 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