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추적=취재본부] 보령시가 영농부산물 파쇄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불법소각을 줄이고 산불과 미세먼지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다. 정책의 구조는 단순하다.
농가가 처리하기 어려운 영농부산물을 파쇄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굳이 태울 필요가 줄어든다. 소각이 줄어들면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과 산불 위험도 줄어들 수 있다. 이러한 정책 방향 자체는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하는 것이 있다.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이번 사업으로 실제 효과가 발생했다’는 것은 다르다.
산불 예방 효과, 어떻게 입증할 것인가.
영농부산물 소각은 산불의 여러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소각을 줄이는 것은 산불 예방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산불은 기상상황과 산림환경, 감시와 단속, 초기진화, 주민행동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특정 시기의 산불 발생이 감소했다고 해서 그것을 영농부산물 파쇄지원 하나의 결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보령시가 영농부산물 파쇄 지원 사업의 산불 예방 효과를 제대로 설명하려면 최소한 다음과 같은 자료가 필요하다.
사업 전 영농부산물 소각 관련 산불 발생 현황
사업 후 같은 기간의 발생 현황
영농부산물 소각 신고·적발 건수
파쇄지원 지역과 비지원 지역의 변화
산불 발생 원인별 변화
이런 자료가 있어야 ‘기여했다’는 주장과 ‘직접적인 효과가 입증됐다’는 주장을 구분할 수 있다.
영농부산물을 태우지 않는다면 소각으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이번 사업 때문에 얼마만큼 감소했는지를 주장하려면 별도의 분석이 필요하다.
날씨와 바람, 계절적 요인, 다른 배출원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가장 정확한 표현은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수준이다.
실제 감소량을 측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세먼지가 감소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전국적인 사업과 보령시 사업은 분리해서 봐야한다. 영농부산물 파쇄지원은 보령시만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다.
전국적으로도 산불과 불법소각을 예방하기 위한 영농부산물 파쇄지원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전국적인 정책 효과가 있었다는 사실을 곧바로 보령시 사업의 성과로 환산할 수는 없다.
보령시의 성과는 보령시의 데이터로 검증해야 한다. 이것은 이번 사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정확한 성과 측정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파쇄하면 곧바로 ‘퇴비’가 되는가.이다.
보령시는 파쇄한 영농부산물을 농경지 퇴비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서도 용어와 과정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파쇄는 부산물의 크기를 줄이는 과정이고, 퇴비화는 별도의 관리와 부숙 과정을 포함할 수 있다. 따라서 실제 자원순환 효과를 평가하려면 단순히 파쇄량만 집계해서는 부족하다.
파쇄 후 실제로 얼마나 활용됐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사업비가 공개돼야 효율성을 판단할 수 있다. 공공사업의 성과를 평가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비용이다.
시민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가능해야 한다.
총사업비는 얼마인가.
농가 한 곳을 지원하는 데 얼마가 들어가는가.
영농부산물 1톤을 처리하는 데 얼마가 들어가는가.
농가가 직접 처리했을 때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는가.
현재 공개된 사업 설명만으로는 이런 비용효율성 분석을 하기 어렵다.
정책적으로 설명 가능한 부분은
▲ 파쇄는 소각을 대체할 수 있는 처리방법이다.
▲ 소각 감소는 산불 위험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
▲ 소각 감소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
▲ 지원은 고령농·취약농가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현재 사업 자체의 성과로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은
▲ 보령시 산불이 이번 사업 때문에 감소했다는 주장
▲ 보령시 미세먼지가 이번 사업 때문에 감소했다는 주장
▲ 상반기 사업으로 불법소각이 몇 퍼센트 감소했다는 주장
▲ 파쇄 부산물 전량이 퇴비로 활용됐다는 해석
▲ 사업의 비용 대비 효과가 높다는 판단
정책의 방향은 설명된다. 그러나 효과의 크기는 아직 측정돼야 한다. 영농부산물 파쇄 지원단 사업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기대효과’와 ‘측정된 성과’를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