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글로벌 디지털 무역 박람회, 항저우서 개막…AI가 바꾸는 ‘거래의 현장’

9월 23~27일 항저우서 개최…2000여 개 기업·17만㎡ 규모

AI·양자컴퓨팅·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등 신기술 한자리에

‘볼 수 있는 기술’에서 ‘사고팔 수 있는 기술’로 진화하는 디지털 무역

제5회 글로벌 디지털 무역 박람회가 23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막을 올렸다. 2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박람회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디지털 무역의 기술·서비스·산업 현장을 한자리에서 보여주고, 기업 간 거래와 국제 협력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중국 저장성 정부 자료에 따르면 개막을 앞두고 이미 2000여 개 기업과 1만2000여 명의 국제 바이어가 참여를 준비했다.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제5회 글로벌 디지털 무역 박람회는 올해 ‘AI 미래를 디지털 무역 박람회에서 만나다(在数贸会遇见AI未来)’를 전면에 내세웠다. 말레이시아(马来西亚)와 헝가리(匈牙利)가 주빈국으로 참여하고 하이난성(海南省)이 주빈성으로 자리했다. 이번 박람회의 특징은 단순히 신기술을 보여주는 데 있지 않다. 기술이 실제 산업과 거래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현장에서 보여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국 측은 이를 ‘접촉할 수 있고, 상호작용할 수 있으며, 거래할 수 있는’ 전시회로 설명한다.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제5회 글로벌 디지털 무역 박람회 전시 관련하여 AI와 양자컴퓨팅, 스마트 로봇, 디지털 의료 등 차세대 기술과 디지털 무역 관련 기업이 전시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CCTV134 뉴스 채널에서 보도하고 있다. 이미지=CCTV13 뉴스채널 캡쳐

 

규모도 커졌다. 전시 면적은 17만㎡이며 2000여 개 기업이 참가한다. 디지털 무역 주제관을 비롯해 실크로드 전자상거래, 인공지능,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문화·엔터테인먼트, 스마트 의료, 공간지능 등 6개 산업 전시구역과 디지털 무역 혁신융합 전시구역을 구성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곳은 AI 전시구역이다. 컴퓨팅 인프라와 모델 서비스, 실제 응용 분야를 하나의 산업사슬로 연결해 보여준다. AI 모델과 반도체뿐 아니라 양자컴퓨팅, 우주 컴퓨팅, 체화지능 로봇 등 차세대 기술이 전시 대상에 포함됐다.

 

알리바바(阿里巴巴), 구글(谷歌), 아마존(亚马逊) 등 글로벌 기술기업도 참여한다. 위수커지(宇树科技)의 양산형 유인 변형 로봇, 투야스마트(涂鸦智能)의 가정용 동반 로봇, 스마트글라스, AI 우주위성 등 신제품과 기술도 소개될 예정이다. 원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최초 공개, 아시아 최초 공개, 중국 최초 전시 형태의 기술과 제품도 다수 포함됐다.

 

이러한 구성은 디지털 무역의 범위가 소프트웨어와 전자상거래를 넘어 하드웨어와 산업기술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가 상품 자체가 되는 동시에 기존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유통·수출 방식을 바꾸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의미다. 실크로드 전자상거래 전시구역은 이런 변화를 보다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50여 개 AI 제품을 활용해 해외시장 진단부터 무역 업무까지 연결하는 도구를 소개한다. 바이어와 기업이 현장에서 AI 기반 외무 업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스마트 모빌리티 전시구역에서는 저고도 경제, 체화지능, 자동차 해외진출을 다룬다. 무인비행체와 자율주행, 육·해·공 이동수단을 비롯해 차량·도로 협력과 저고도 산업 생태계의 상용화 가능성을 제시한다. 스마트 의료 전시구역에서는 AI 신약개발, 수술 로봇,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디지털 헬스케어 등을 선보인다. 스마트 문화·엔터테인먼트 전시구역에서는 8K와 AI, XR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애니메이션과 게임, 영상, 몰입형 관광 콘텐츠의 해외 진출 사례를 다룬다.

 

공간지능 전시구역도 주목할 만하다. 시각지능과 도시관리, 상업공간을 중심으로 공공안전, 재난 대응, 환경, 도시관리, 생활서비스 등에 적용되는 기술을 보여준다. 개별 건물의 스마트화에서 도시 전체를 하나의 지능형 공간으로 연결하는 방향이다.

 

이번 박람회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전시 이후’를 겨냥한다는 점이다. 주최 측은 전시 기간 동안 실크로드 전자상거래의 날, 디지털 무역 아프리카의 날, 브릭스 국가 특별경제구역 항저우 대화, 디지털 무역·인공지능 대화, 디지털 무역 투자·벤처의 날 등 50개 주요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기업 간 거래 연결도 강화한다. 원자료에 따르면 136개 해외 상공회의소·협회와 협력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1300건 이상의 비즈니스 매칭을 추진한다. AI 비서도 처음 도입해 참가 기업의 사업 기회 탐색과 매칭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디지털 무역 박람회의 역할이 ‘전시장에서 끝나는 행사’에서 ‘거래를 만들어내는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섯 번째 개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2022년 첫 행사 이후 네 차례 박람회에는 누적 5000여 개 국내외 기업과 8만7000명의 전문 바이어, 62만7000명의 관람객이 참여했으며 1200건 이상의 신제품·신기술·신서비스가 공개됐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올해는 특히 AI가 행사의 중심에 자리했다. 200개 이상의 AI 대형 모델이 공개되고, 컴퓨팅·데이터·알고리즘·스마트 단말 관련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기술기업 입장에서는 제품을 보여주는 장소이면서 해외 바이어와 산업 파트너를 만나는 사업개발의 장이 되는 셈이다.

 

디지털 무역의 경쟁은 이제 기술 성능만으로 결정되기 어렵다. 어떤 기술을 어느 시장에 연결할지,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국경을 넘어 어떤 방식으로 거래할지까지 함께 풀어야 한다. 이번 항저우 박람회는 그 과정을 하나의 공간에서 보여주려는 시도다. 결국 올해 행사의 핵심은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 ‘AI로 무엇을 거래할 수 있는가’에 가까워 보인다. 전시장에 등장한 로봇과 양자컴퓨팅, 우주 AI, 디지털 의료 기술이 실제 산업과 자본, 바이어를 연결할 수 있을지가 이번 박람회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행사는 27일까지 이어진다. 개막 첫날의 기술 전시를 넘어 향후 며칠간 실제 비즈니스 매칭과 국제 협력에서 어떤 성과가 나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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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9.28 07:58 수정 2026.09.2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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