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제품을 만들면 시장은 알아서 반응할까.
과거에는 품질과 유통망이 기업 경쟁력의 중심이었다면, AI 시대에는 소비자의 관심과 구매 흐름을 얼마나 빠르게 읽고 대응하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오랜 제조경험을 가진 기업도 디지털 시장에서는 새로운 언어와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메타콤(METACOM)이 50년 역사의 건강기능식품 제조기업 고려원팜(주)과 손을 잡은 배경도 여기에 있다.
양사는 지난 8월 31일 전북 남원시 광치농공단지에 위치한 고려원팜 본사에서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국내외 유통 판로 확대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고려원팜(주)의 제조 역량과 메타콤(주)의 AI 기반 디지털마케팅을 접목하고,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확대와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및 홍보전략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제품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메타콤이 본 두 번째 시장
허준 메타콤 대표가 이번 협력에서 주목한 것은 ‘전통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이다.
기술력이 있어도 소비자에게 알려지지 않으면 시장은 열리지 않는다. 반대로 마케팅이 뛰어나더라도 제품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장은 어렵다. 허 대표는 두 요소가 만나는 지점에서 AI의 역할을 보고 있다.
“제품을 잘 만드는 능력과 시장에서 그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는 능력은 서로 다른 영역입니다. 앞으로는 소비자의 반응을 데이터로 읽고, 어떤 메시지와 채널이 효과적인지를 빠르게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이번 협력에서 메타콤은 단순 광고대행보다 넓은 역할을 지향한다. 제품 특성과 소비자 수요를 분석하고, 디지털 콘텐츠와 브랜드 전략을 구성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확장하는 과정까지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실제 협약에서도 메타콤은 고려원팜 제품의 시장 경쟁력과 브랜드 이미지 강화, 국내외 판로 확대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고려원팜(주)은 어떤 기업인가…1976년 시작된 제조 기반
고려원팜은 1976년 고려인삼공사에서 출발한 건강기능식품 제조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전북 남원에서 생산기반을 운영하며 건강 관련 제품을 제조해 왔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우수건강기능식품제조기준(GMP)에 기반한 생산·품질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메타콤(주)이 이 기업을 협력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도 이러한 제조 기반과 무관하지 않다.
AI 마케팅이 아무리 정교해도 시장에 내놓을 제품의 품질과 생산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업확장은 어렵다. 반대로 수십 년간 제조역량을 축적한 기업이 디지털 마케팅과 새로운 유통전략을 확보하면 전혀 다른 성장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허 대표는 “AI가 기존 산업을 대체하기보다 이미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시장을 더 정확하게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AI 마케팅의 핵심은 ‘광고’보다 소비자 읽기
메타콤이 말하는 AI 마케팅의 핵심은 단순히 광고물을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누가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지, 어떤 연령층과 소비층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지, 어떤 콘텐츠와 판매채널에서 반응이 나타나는지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다시 마케팅과 제품 전략에 반영하는 구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소비자 분석→콘텐츠 기획→홍보→유통→시장반응→전략 보완으로 이어지는 일종의 ‘마케팅 루프’로 볼 수 있다. 허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AI의 장점은 광고문구 몇 줄을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시장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반응을 빠르게 읽고 다음 판단에 활용하는 데 있습니다. 제조기업과 AI 기업의 협력도 결국 그 지점에서 의미가 생깁니다.”
메타콤이 앞서 FORHU와 AI 플랫폼의 상용화 및 시장확대를 추진했다면, 고려원팜(주)과의 협력은 AI와 마케팅 역량을 실제 소비재와 유통시장에 접목한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국내 판로에서 해외시장까지... MOU 이후가 진짜 시험대
이번 협약에는 국내외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다각화와 판매 활성화뿐 아니라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개발과 맞춤형 홍보전략도 포함됐다. 고려원팜 역시 협약을 계기로 기존 국내 유통기반을 넓히고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협약은 출발점일 뿐이다.
AI 마케팅이 실제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 확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해외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소비자 데이터를 실제 신제품 개발로 얼마나 연결할 수 있을지는 향후 실행과 성과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허 대표도 “MOU 자체가 성과는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좋은 제조사와 협약했다고 해서 바로 시장이 열리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판매채널을 만들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그 데이터를 다시 제품과 마케팅에 반영해야 합니다. 숫자와 결과로 보여주는 단계가 남아 있습니다.”
50년 제조경험과 AI가 만나는 이유
메타콤(주)과 고려원팜(주)의 만남은 겉으로 보면 서로 다른 두 업종의 결합이다.
한쪽은 오랜 제조경험을 가진 건강기능식품 기업이고, 다른 한쪽은 AI 기술과 디지털마케팅을 사업축으로 삼는 기업이다. 그러나 시장이라는 지점에서는 두 영역이 만난다. 고려원팜(주)이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면 메타콤(주)은 그 제품이 어떤 소비자를 만나고, 어떤 채널로 이동하며, 어떤 메시지로 시장에 전달될지를 설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제품력 × AI × 유통.
메타콤(주)이 고려원팜(주)과의 협력을 통해 시험하려는 공식도 결국 이 세 단어로 압축된다.
FORHU 협력이 ‘AI 기술을 시장에 연결하는 실험’이었다면, 고려원팜(주)과의 협력은 한걸음 더 생활 가까운 곳으로 내려온다.
전통 제조기업의 제품과 AI를 연결해 실제 소비시장과 판로를 만들 수 있는가.
그 답을 만들어 내는 것이 메타콤(주)에게는 이번 MOU 이후의 진짜 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