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만이 없는 사람은 없다.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고, 월급이 적고, 사람이 싫고, 세상이 불공평하고, 정치가 마음에 들지 않고, 내 인생이 왜 이렇게 꼬였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불평을 쏟아내면서도 정작 자신의 삶을 바꾸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상한 일이다. 입은 그렇게 열심히 움직이면서 정작 인생은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다. 세상은 늘 공평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무력한 존재인 것은 아니다.
인생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불평할 이유가 없는 사람이 아니라, 불평할 이유가 있어도 다시 일어나는 사람이다. 불평은 가장 값싼 감정이다. 돈도 들지 않고 책임도 필요 없다. 남을 탓하면 잠시 마음이 편해진다. 불평은 마음을 위로할 수는 있어도 현실을 바꾸지는 못한다. 불평을 백 번 한다고 월급이 오르지 않고, 세상을 천 번 원망한다고 내 인생이 달라지지도 않는다. 불평은 에너지를 소비하지만, 현실에는 아무런 힘을 행사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불평이 나쁜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불만은 변화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부당한 것을 보고 화를 내는 것은 인간의 양심이고, 불합리한 현실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사회를 발전시키는 힘이다. 문제는 불만에서 멈추는 것이다. 불만을 문제의식으로 바꾸고, 문제의식을 행동으로 옮길 때 비로소 불평은 힘을 얻는다. 불평과 문제 제기의 차이는 행동에 있다. 삶의 고수는 불평할 일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불평할 일이 생겼을 때 그것을 자기 삶의 연료로 바꾸는 사람이다. 실패하면 경험으로 만들고, 모욕을 당하면 더 단단해지고, 가난하면 배움의 동력으로 삼고, 억울하면 실력으로 증명한다.
인간의 본질에는 욕망이 있다. 더 많이 갖고 싶고, 더 인정받고 싶고, 더 편안하게 살고 싶다. 그런데 현실은 우리의 욕망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여기서 불평이 태어난다. “왜 나는 이것밖에 안 되지?”라는 생각이 “왜 세상이 나에게 이래?”라는 원망으로 바뀐다. 불평불만에 빠진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피해자 코스프레로 치장한다.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은 세상을 탓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신이 원하는 세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그 간극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다.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고,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며, 무엇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한다. 이것이 삶의 지혜다. 비가 온다고 하늘을 원망할 필요는 없다. 우산을 펴면 된다. 길이 막혔다고 도로와 싸울 필요도 없다. 다른 길을 찾으면 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세상이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세상을 붙잡고 소리칠 것이 아니라 내가 움직일 수 있는 방향부터 찾아야 한다.
불평만 하는 사람에게는 이상하게도 시간이 갈수록 불평할 일이 더 많아진다. 불평은 습관이기 때문이다. 인생이 마음에 들지 않는가. 불평하기 전에 하나라도 바꿔보자. 돈이 부족하면 공부하고, 실력이 부족하면 연습하고, 관계가 힘들면 거리를 두고, 세상이 부당하면 목소리를 내자. 그리고 정말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면, 그것을 받아들이는 용기도 가져야 한다. 불평은 입에서 끝나지만, 행동은 인생을 바꾼다.
“세상을 원망하는 동안, 인생은 당신을 추월한다.”
[전명희]
서울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다 그만두고
‘밖철학연구소’를 설립해 연구에 몰두했지만
철학 없는 철학이 진정한 철학임을 깨달아
자유로운 떠돌이 여행자가 된 무소유이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