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중화장실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가운데는 이용자가 직접 비상벨을 누르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갑작스러운 실신이나 낙상처럼 구조 요청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존 비상벨을 보완하면서 이용자의 신원을 촬영하지 않고 위험 상황을 감지하는 기술이 공공시설 안전관리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제도적인 변화도 진행되고 있다. 국회는 지난 7월 23일 본회의에서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처리했다. 개정안에는 공중화장실 내 촬영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탐지시스템 설치와 운영 실태 점검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
기존 법률이 범죄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비상벨 등 안전관리 시설 설치를 규정했다면, 이번 개정을 통해 촬영기기 탐지시스템을 포함한 안전시설의 범위가 확대되는 것이다.
프라이버시 보호 AI 기업 ㈜유니유니(대표 한수연)는 비상벨과 촬영기기 탐지에 AI 위험 감지 기능을 결합한 ‘SAVVY(새비)’를 공중화장실과 공공시설에 적용하고 있다.
SAVVY의 핵심은 이용자의 행동을 영상으로 촬영하지 않고 공간에서 발생하는 위험 징후를 파악하는 데 있다. 일반적인 CCTV나 얼굴 인식 기술을 사용하기 어려운 공중화장실의 특성을 고려해 신원을 식별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구성했다.
비상벨은 이용자가 위험을 인지하고 직접 버튼을 눌러야 한다. 반면 AI 위험 감지 기능은 이용자가 구조 요청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위험 징후를 파악해 현장 경보와 관리자 알림을 작동시킬 수 있다.
대응 과정도 단계별로 구분된다. 위험 징후가 감지되면 우선 현장 경보를 통해 상황 해소를 유도하고 관리자에게 관련 정보를 전달한다. 현장에서 해결되지 않는 경우 관리자 확인을 거쳐 경찰이나 119 등 관계기관으로 대응 범위를 확대한다.
유니유니가 SAVVY 설치 현장을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145건 이상의 안전 관련 대응 사례가 발생했다. 회사 측은 실신과 낙상을 비롯한 응급상황, 촬영기기 관련 의심 상황, 다수 인원 침입, 시설 내 부적절한 행위 등이 감지 사례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95% 이상은 현장 경보 이후 퇴거 또는 상황 해소로 이어졌으며, 나머지 약 5%는 관리자 확인을 거쳐 경찰 또는 119 등 관계기관과 연계됐다.
공중화장실 안전관리에서 시설의 종류가 늘어나면서 각각의 장비를 개별적으로 설치하는 것을 넘어 위험 감지부터 현장 대응까지 연결하는 운영 체계도 함께 요구되고 있다. 비상벨, 촬영기기 탐지, AI 위험 감지와 관리자 알림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것이 SAVVY의 운영 방식이다.
한수연 유니유니 대표는 “위험 상황에서는 이용자가 직접 비상벨을 누르지 못할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사생활을 보호하면서도 현장에서 필요한 대응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실제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안전관리 기술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