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양홍석] 중국의 두 얼굴, 다시 본다

▲양홍석/전)문화체육관광부 일반직고위공무원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한중 수교의 여명이 밝아오던 무렵, 중국 문화성 초청으로 문화 교류의 사절단에 몸을 실었다. 문광부 차관, 황진이 오페라 중국 첫 공연에 찬사를 받았던 한국 오페라단 단장과 동행했다. 중국 방문 10일간은 나에게 ‘중국’이라는 거대한 대륙을 온몸으로 체감하게 한 귀중한 기회였다.

 

더욱 특별했던 것은, 김일성종합대학 유학을 마친 중국 문화성 아주처장이 직접 밀착 안내를 했다. 자유로운 언어 소통으로 중국의 다양한 모습들을 구석구석 들여다볼 수 있었다. 중국의 광활한 자연과 수천 년 역사.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사회를 직접 보고 느끼는 심층 탐방이었다. 베이징 자금성의 황실 문화 위용, 상하이 푸동 지구 화려한 야경과 마천루 빌딩 숲, 운남성 소수 민족 모계사회의 전통문화, 티베트 자치구 주민들의 다채로운 삶의 방식, 천하제일 경관을 자랑하는 계림 리강 유람, 석림(石林)의 기암괴석과 산동성에 자리한 공자의 생가, 칭다오의 한국 기업 잔출 현장을 두루 살폈다.

 

문화 체험 역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역마다 독특한 산해진미 요리, 차 한 잔에 담긴 중국인의 여유와 철학, 화려한 의상과 음악이 어우러진 중국 문화 예술의 정수인 경극 등은 천년 문화 강국의 깊이를 입증해 주었다. 중국의 문화. 경제. 사회적 변화를 세밀히 감지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직접 체득한 중국은 평온한 느낌이었다. 분명 평화적 교류와 협력이 가능한 ‘가까운 이웃’의 얼굴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국제 정세가 격랑에 휩싸이면서, 우리가 직면한 중국은 교류의 미소 뒤에 전혀 다른 얼굴을 숨기고 있음을 목도 하게 된다. 오늘날 우리가 바라보는 중국은 ‘우호적 이웃’과 ‘전략적 위협’이라는 이중적인 두 얼굴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비군사적인 얼굴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친근한 이웃’이다. 2025년도 한 해에만 중국인 약 548만명이 한국을 다녀갔다. 한국인의 중국 방문도 약 315만명으로 년 1000만여명의 인적 교류가 이루어졌다. 경제시장도 상호의존도가 높아져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 이면에 자리한 또 다른 얼굴은 냉혹한 패권주의이자, 역사적으로 경계해 온 ‘오랑캐적 얼굴’이다.

 

중국은 수교 이후에도 정치. 안보 영역에서는 여전히 북한의 핵무장을 사실상 용인. 방조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중.러 전략적 연대를 한 치도 거두지 않고 있다. 2027년은 중국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이라 한다. 시진평의 4연임해 이기도하다. 이와 맞물려 대만 침공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현실은 남의 일이 아니다. 이러한 일벌백계의 안보 위기 상황 속에서 주한미군 철수 논란이나 삼군사관학교 통합 움직임 등 우리의 자체 안보 역량을 약화시키는 시도들은 뼈 아픈 일이다.

 

오늘날 한중 관계는 복잡다단한 방정식을 안고 있다. 우리는 중국을 대륙의 광활함과 문화적 자산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되, 냉철한 국익의 관점에서 정치.안보와 비군사적 영역의 투 트랙(Two Track) 잔략을 동시에 펼쳐가야 한다.

 

내가 바라보는 한중관계 전략 방향이다. 양국 간 상호주의 원칙을 법제화하여 국익과 국민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 중국은 제한하고 있는 반면에, 국내에서만 허용하고 있는 토지 소유, 지방선거 투표권, 건강보험 혜택은 양국 간 균형적인 상호주의 잣대로 바로 잡아가야 한다. 민간 차원의 순수한 예술. 문화 교류 물꼬는 더 넓게 트여야 한다. 이는 양국 국민 간의 불필요한 감정적 대립을 완충하고 미래세대의 상호 이해를 돕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된다. 아울러 한미 동맹은 허황된 정치적 셈법이나 외교적 거래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안보망을 축으로 첨단기술. 경제. 통상을 담은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다듬어 가야 한다.

 

‘중국의 두 얼굴’ 앞에서 우리는 더 이상 환상이나 막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우리는 냉정하게 두 얼굴을 직시할 때, 비로소 흔들림 없는 국익을 지켜갈 수 있다

 


양홍석

전)문화체육관광부 일반직고위공무원

전)2014인천아시안게임 행사본부장

전)강원랜드 카지노본부장






작성 2026.09.04 00:31 수정 2026.09.0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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