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끓이고 직접 담급니다”……사하구 ‘황족’ 김계진 대표의 한 끼에 담는 정성

2023년 문 연 사하구 위치한 족발전문 로컬 음식점, 직접 끓인 감자탕과 수제 김치로 단골 이어가

뼈다귀해장국·족발·과메기로 점심부터 야식까지…“기본을 지키는 음식”에 집중

상가 안쪽 작은 가게에서 시작한 도전…배달보다 직접 찾아오는 동네 식당 꿈꾼다

부산 사하구 하단동 ‘황족’에서 선보이는 족발 메뉴. 기본 족발과 양념 족발을 함께 구성해 다양한 맛을 한 접시에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사진제공 : 황족)

 

“잘 보이는 가게보다, 다시 생각나는 음식점을 만들고 싶습니다”

 

부산 사하구 하단동의 한 아파트 상가 안쪽. 큰길에서 매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는 아니지만 점심부터 늦은 밤까지 감자탕과 뼈다귀해장국, 족발을 찾는 손님들의 주문이 이어지는 곳이 있다. 2023년 8월 문을 연 족발전문점 ‘황족’이다.

 

황족을 운영하는 김계진 대표는 현재 매장을 사실상 1인 체제로 이끌고 있다. 친언니가 이틀에 한 번씩 운영을 돕고 있지만, 음식 준비부터 조리와 손님 응대까지 대부분의 과정은 김 대표의 손을 거친다. 낮 11시에 문을 열어 새벽 2시까지 영업하며 연중무휴로 매장을 지키고 있다.

 

황족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화려한 메뉴 개발이나 유행을 앞세우기보다 ‘직접 만든 음식’이라는 기본에 무게가 실린다. 감자탕을 직접 끓이고 김치와 밑반찬도 손수 준비한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이런 운영 방식은 황족이 내세우는 별도의 장식적인 홍보 문구보다 음식 자체에서 매장의 성격을 보여준다.

 

족발집 이름이지만, 손님을 붙잡은 것은 감자탕과 뼈다귀해장국

 

상호만 보면 족발 전문점을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황족의 실제 메뉴 구성은 조금 더 넓다.

감자탕과 뼈다귀해장국이 식사 메뉴의 중심을 잡고 있고, 족발은 식사와 술자리를 함께 아우르는 메뉴로 자리한다. 겨울철에는 과메기도 별도로 선보인다.

 

특히 감자탕은 황족의 매출을 이끄는 메뉴 가운데 하나다. 푹 삶은 돼지등뼈와 우거지를 진한 국물과 함께 끓여내고, 뼈다귀해장국은 한 사람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식사 메뉴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김 대표가 직접 담그는 김치와 반찬이 더해진다.

 

음식점에서 김치와 밑반찬은 자칫 곁들이는 요소로 지나가기 쉽지만 황족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감자탕이나 해장국과 함께 먹는 김치까지 직접 준비한다는 점이 음식의 인상을 완성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화려한 조리법을 강조하기보다 ‘내가 내놓는 한 상은 직접 챙긴다’는 운영 방식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점심 한 끼부터 새벽 야식까지, 한 가게 안에 여러 이용 장면 담아

 

황족의 또 다른 특징은 긴 영업시간이다.

낮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점심 식사를 찾는 주민과 학생, 저녁 식사 손님은 물론 늦은 시간 야식이나 술자리를 원하는 고객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인근에는 동아대학교 대학가가 있고 주변 아파트를 중심으로 생활권이 형성돼 있다. 때문에 뼈다귀해장국처럼 혼자 먹기 좋은 메뉴와 감자탕처럼 여럿이 나눠 먹을 수 있는 메뉴, 족발처럼 술자리와 어울리는 메뉴가 한 매장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겨울이면 여기에 과메기가 더해진다. 계절에 따라 찾는 단골층이 별도로 형성될 정도로 황족에서는 겨울철을 대표하는 메뉴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결국 황족이 가진 메뉴의 특징은 특정 한 가지 음식만 강하게 내세우기보다는 ‘든든한 식사부터 늦은 술자리까지 이어지는 동네 음식점’에 가깝다.

 

보이지 않는 입지에서 음식으로 쌓아온 단골

 

황족은 입지만 놓고 보면 유리한 매장은 아니다.

아파트 상가 안쪽에 자리해 외부 도로에서는 간판이 잘 보이지 않고, 우연히 지나가던 사람이 매장을 발견해 들어오는 이른바 ‘워킹 고객’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지않지만 한 번 황족을 이용한 고객의 재방문 비율은 비교적 높은 편으로 파악됐다.

이는 김 대표에게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외부에서 매장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결국 한 번 찾아온 손님이 음식의 경험을 기억하고 다시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황족의 경쟁력은 ‘화려하게 보이는 가게’보다는 ‘먹어본 사람이 기억하는 가게’에 가깝다.

감자탕을 직접 끓이고 김치를 직접 담그는 일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매일 반복해야 하는 손이 많이 가는 과정이지만 음식 한 상의 완성도를 유지하기 위한 김 대표의 방식이다.

 

‘황족’이라는 이름보다 음식의 이야기를 먼저 알리고 싶다

황족은 현재 온라인상에서는 족발집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다. 기존 메뉴 사진 역시 족발 단품 중심으로 올라가 있어 실제 매장의 다양한 메뉴와 상차림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하지만 매장을 실제로 들여다보면 이야깃거리는 훨씬 많다.

 

김 대표가 직접 끓이는 감자탕, 한 그릇으로 먹을 수 있는 뼈다귀해장국, 족발과 막국수·부추무침 등을 곁들인 한상, 직접 담근 김치, 겨울이면 다시 찾는 손님들이 있는 과메기까지 각각의 메뉴가 서로 다른 방문 이유를 만들어낸다.


앞으로 황족이 알리고자 하는 것도 단순히 ‘족발을 파는 가게’라는 정보에 머물지 않는다. 하단 주민에게는 든든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곳, 대학생에게는 늦게까지 식사가 가능한 곳, 저녁 손님에게는 감자탕과 족발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기억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러운 방향이다.


황족의 브랜드 방향을 ‘하단 주민이 찾는 수제 김치 감자탕·족발 전문점’으로 정리한 이유다.

 

 


한 사람의 손이 많이 가는 음식, 그것이 황족의 브랜드
 

최근 외식업에서는 온라인 홍보와 배달 플랫폼, 사진과 리뷰 관리가 중요한 운영 요소가 됐다. 황족 역시 이런 변화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그러나 황족의 이야기를 단순히 ‘온라인 홍보가 필요한 식당’으로만 바라보면 정작 이 가게가 가진 가장 중요한 자산을 놓치게 된다.


김 대표가 직접 끓이는 감자탕, 직접 담그는 김치와 반찬, 점심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는 운영, 겨울이면 다시 과메기를 찾는 단골. 이처럼 한 사람이 오랜 시간을 들여 반복해 온 일들이 황족이라는 가게를 설명하는 가장 구체적인 브랜드 요소다.


앞으로 황족이 온라인에서 보여줘야 할 모습도 결국 이런 실제 매장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잘 꾸며낸 이미지보다 김이 오르는 감자탕 한 냄비, 먹기 좋게 썰어낸 족발 한 접시, 직접 준비한 김치 한 그릇과 김 대표가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장면이 더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김계진 황족 대표는 “감자탕도 직접 끓이고 김치와 반찬도 직접 준비하는 만큼, 손님들이 한 끼를 드시더라도 정성이 들어간 음식이라는 것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황족이라는 이름을 보고 한 번 찾아오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 감자탕이나 해장국이 생각날 때 자연스럽게 다시 떠올릴 수 있는 동네 식당으로 오래 남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작성 2026.08.31 17:55 수정 2026.09.0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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