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신화극장] 오룡산 오룡골
안녕하세요. 한나라입니다. 신화는 시간에 새긴 신들의 연대기가 아니라, 세상을 만들어간 인간의 마음이 남긴 흔적입니다. 그래서 신화는 시간이 낡아도 사라지지 않고, 오늘도 우리의 가슴 속에서 숨처럼 되살아나 이야기가 됩니다. [3분 신화극장]은 신들의 이름을 빌려 인간의 얼굴을 비추는 등불입니다. 이제, 이야기의 문을 열어볼까요. Let’s go.
오늘은 다섯 마리 용이 하늘로 오르려다 산과 골짜기에 머물렀다는 곳, 경남 양산의 오룡산 오룡골에 얽힌 신화 같은 전설 속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아주 오래전, 세상에 아직 인간의 마을이 많지 않았던 시절이었습니다. 오룡산 깊은 골짜기에는 다섯 마리의 용이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푸른 용, 붉은 용, 검은 용, 흰 용, 그리고 황금빛 용이었지요. 다섯 용은 서로 다른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푸른 용은 비를 부르고, 붉은 용은 불을 다스렸으며, 검은 용은 구름과 바람을 거느렸습니다. 흰 용은 맑은 샘물을 지켰고, 황룡은 땅의 기운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오랜 세월 산을 지키며 살아갔지만, 마음속에는 한 가지 소원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함께 하늘로 올라가자.”
마침내 하늘로 오를 날이 다가왔습니다. 다섯 용은 골짜기 깊은 곳에 모여 구름을 불러 모으고 몸을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산 아랫마을에서 아이 하나가 울고 있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가뭄이 너무 오래 이어져 마을의 샘이 모두 말라버린 것이었습니다. 푸른 용이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이제 떠나야 한다. 우리가 하늘에 오르면 다시 비를 내려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떠나면 이 아이는 오늘 밤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한다.”
“하늘에 오르는 것보다 지금 이 땅을 살리는 일이 먼저다.”
다섯 용은 결국 하늘로 오르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푸른 용은 자신의 몸으로 구름을 만들었고, 검은 용은 바람을 불러들였습니다. 붉은 용은 뜨거운 바위 속에 잠든 물길을 깨웠고, 흰 용은 샘의 문을 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황룡은 산의 땅을 힘껏 내리쳤습니다.
쿵! 그러자 오룡산 곳곳에서 맑은 물이 솟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메마른 골짜기는 다시 살아났고, 나무에는 새잎이 돋았으며 마을 사람들은 그 물을 받아 다시 삶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다섯 용이 머물렀던 골짜기를 오룡골이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골짜기 위로 다섯 줄기의 안개가 피어오르는데, 그것은 다섯 용이 서로의 안부를 묻으며 산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오늘 밤, 산에서 피어오른 안개가 다섯 갈래로 흩어진다면 어쩌면 오룡골의 용들이 아직도 우리에게 묻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 꿈이라 해도,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면 때로는 땅에 남는 것이 더 큰 꿈이다.”
한 편의 작은 드라마, [3분 신화극장]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한나라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