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승자의 역사인가

문화해설사가 던진 질문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

출처: 풍기 광복군 기념공원 약산 소식지 허예주 기자

 

  ‘역사는 승자의 것이니 그럴 수 있다.’ 이 말이 한동안 필자에게 머물러 있었다. 문화해설사와 광복회 총사령관 박상진 의사와 해방 후 그를 존재하지 않는 독립운동가로 만들려고 노력했던 장승원 후손 사이 이야기를 하다 나온 말이다. 문화해설사는 장승업 후손이 한 일을 승자니까 그럴 수 있는 말로 정당화했다.

 

  박상진 의사에 대해 기사를 쓴 적이 있다. 풍기에 있는 대한광복단 기념공원을 다녀오고 광복회에 대해서 한 번 기사를 쓰고 싶은데 너무 방대해서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풀지 어려워서 미뤄두던 중이었다. 그러나 그 문화해설사의 말 때문에 조금이라도 광복회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역사는 승자가 기록하는 것이지만, 정의로운 사람이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는 게 역사라고 생각한다. 해방 후 많은 독립운동가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소수의 정의로운 사람의 무단한 노력으로 많은 독립운동가의 업적이 알려졌다. 그들의 이야기는 소설 영화로도 나와 많은 대중이 알게 되기도 했다. 그래서 필자는 역사는 기억하는 자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약산소식지’라는 언론사를 시작할 때도 미비한 나의 힘이라도 보태서 한 명이라도 더 독립운동가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미비하지만 한 명 한 명의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그리고 제대로 듣는 누군가가 있다면 다른 누구가에게 또 알려주길 바랄 뿐이다.

  풍기에 대한광복단 기념공원이 있는 이유는 광복단의 시작을 풍기광복단으로 보기 때문이다. 풍기 광복단은 1910년대에 경상북도 풍기에서 채기중이 결성한 항일운동단체이다. 경상북도 풍기에서 결성했지만 여러 지역의 의병 출신이나 계몽 운동가들이 경술국치 이후 국권회복을 위해 만든 비밀 단체이다.

 

  국권회복을 위해 독립군 양성을 목표로 했고 이를 위해 무기구입과 군자금 모집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친일부호를 응징하고 그들에게서 무력적 방법으로 군자금을 모으는 것도 하나의 방편으로 생각했다.

   이의 실천을 위해 풍기광복단과 박상진이 참여한 조선국권회복단(朝鮮國權恢復團)에서 정운일(鄭雲馹) 등 의병적 성향의 인사가 합류하여 1915년 대한광복회(大韓光復會)를 결성하였다.

 

  장승원이 의거의 대상이 된 것은 경북의 대표적 친일파이기도 했지만, 의병장 허위가 의병을 일으킬 때 약조했던 군자금을 제공하지 않은 이유도 있다. 박상진의 스승인 허위의 도움으로 경상도 관찰사에 오른 장승원은 후일 나라를 위해 필요하다면 20만원을 내놓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허위 의병장이 순국하고 약조에 대해 무시했다고 한다. 게다가 광복회 회원들의 정보를 일본 경찰에 넘기려 했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박상진 의사가 처단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 임종국 선생님의 실록친일파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한말에 경북관찰사는 공정가겨이 20만 냥이었다. 이 돈을 바치러 간 장승원은 수령을 거절하는 의정부 참찬 허위에게 말했다. 

  “개인으로는 안 받겠다 하시니 나라에 필요할 때는 말씀하십시오. 득달같이 바치러 오겠습니다.”

  경북관찰사를 하면서 장승원은 ‘매천야록’이 “탐학으로 누거만을 쌓았다.”고 기록했을 정도로 가렴주구를 했다. 허위는 의병장을 하다 옥사하고, 그 뜻을 이은 부하들이 군자금을 얻으거 가자 장승원은 밀고할 기세를 보였다. 이리하여 그는 광복단원에게 살해되고 말았다. 

 

  다음 대상은 충남 아산 도고 면장 박용하였다고 한다. 일제에 협력하며 부를 쌓았을 뿐 아니라 악질 지주로도 알려진 인물이라고 한다.

 

  박용하 처단이 끝난 후에는 그 집 처마 끝에 선고문을 묶어놓고 나왔고, 이로써 대한광복회 수사는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된다. 사흘 뒤 장두환이 체포된 데 이어 2월 초에는 총사령 박상진이, 6월에는 채기중이 경찰에 붙잡혔다. 박상진과 채기중이 1921년 8월 감옥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면서 대한광복회의 활동은 와해됐다.

  채기중의 비극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그의 집은 악랄한 일제가 생가 바로 앞으로 철도가 지나가게 만들었다. 독립운동가 석주 이상룡 선생님의 종가 임청각이 철도길로 반토막 나기 15년 전 일이라고 한다.

  그러나 단체가 와해된 뒤에도 광복단은 의열단이나 다른 항일운동에 참여하였다. 대표적인 인물로 의열단의 정신적 지주 황상규 선생님과 종로경찰서 김상옥 의사가 있다.

 

  왕산 허위 의병장부터 채기중 독립운동가 박상진 의사 김상옥 의사까지 모두 거대한 힘과 싸우고 있는 것을 알았다. 죽을 줄 알지만, 노예로 사느니 죽음을 택한 어떤 의미에서 진정한 자유인이다.

 8월 15일 돌아가신 장준하 선생님을 비롯해서 많은 독립운동가는 회유를 당했다. 돈과 편안한 삶속에서 노예로 사느니 옳은 일을 위해 가시밭길을 택한 분들이다. 독립운동가 관련 기념관에서 일하면서 승자의 역사니 박상진 의사 공적이 해방 후 묻혀도 된다 말하는 것은 이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후손이 말년에 방송에 나와 자신들이 당한 탄압을 이야기하는데 가슴이 아팠다. 독립을 위해 당당히 순국을 하셨는데, 해방 후 제대로 된 대접도 못 받고 억울한 누명을 쓰면서 폄훼당했다. 그리고 후손은 제대로 삶을 영위하기 힘들 정도로 괴롭힘을 당했다.

  반면에 일제에 부역하며 같은 민족을 수탈하며 부를 영위한 친일파는 일제강점기 쌓은 부로 자식 교육도 잘 시켜서 해방 후 좋은 자리를 맡았다. 그러나 대부분 독립운동가는 교육은 커녕 먹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죽하면 독립운동가 안중근의 아들이 가족을 위해 친일파를 했는지 이것 또한 민족의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장승원 아들은 일제강점기 1913년에 영국 에든버러대학에 입학하였다가 중퇴하고 1921년에 귀국하였다. 1930년에 경일은행(慶一銀行) 상무에 취임했으며 청구회(靑丘會) 회장을 지냈다. 청구회는 문화통치기에 내선일체를 선전하고 일제의 식민 통치를 정당화하는 활동을 한 단체이다. 

  해방 후 수도경찰청장 제1관구 경찰청장을 지냈다. 수도경찰청장으로 재임시 많은 친일파 경찰을 임용했는데 대표적으로 노덕술 같은 인물이 있다. 1948년 초대 외무부장관에 취임했다. 그리고 1950년 고향 칠곡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국회부의장을 지냈다.

 

1950∼1951년 유엔총회 한국대표로 참석하고, 1952년 국무총리가 되었다. 부산정치파동이 일어나자 발췌개헌을 제안해 이승만의 대통령직선제 개헌을 도왔다. 1954년 제3대 민의원에 당선되었고, 1956년 원내국민주권옹호투쟁위원장을 지냈으며, 1958년 제4대 민의원에 당선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박상진 의사를 괴롭힌 것은 딸이라고 한다. 책을 내서 박상진 의사를 살인마로 묘사하며 독립운동을 폄훼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잃었다면 분노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제는 해방 후 한국이 친일파가 지배적이다 보니 그녀의 발언이 독립운동가 발언보다 영향력이 컸던 게 문제였던 것 같다.

  승자의 역사라면 그녀의 관점에서 말한 게 다 옳고 받아들여야 하는가. 세상을 바꾸어 온 것은 권력에 맞서 옳은 일을 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없었다면 우리는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통행금지 시간 없이 돌아다니는 이런 세상을 맞이하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를 누리고 있는 모든 사람은 이 현재를 만든 과거의 사람에게 고마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그 사람이 목숨을 바쳤다면 미안할 정도로 고마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광복회

https://v.daum.net/v/anmytBHxMP

 

장례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독립운동가

박상진 의사 후손

장승원 후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701648

 

 

 

  

작성 2026.08.18 19:03 수정 2026.08.2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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