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트업 트릴리온볼트(TrillionVolt, 대표 이은지)가 자체 개발한 뇌과학 기반의 AI 음성 플래너 ‘타임리프트(TimeLift)’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하고, 20일 미국의 글로벌 신제품 발굴 플랫폼 ‘프로덕트헌트(Product Hunt)’에 정식 출시하며 전 세계 무대에 올랐다.
타임리프트는 머릿속에 떠다니는 복잡한 미완결 과제들을 밖으로 꺼내 뇌의 인지 부하를 줄이는 ‘브레인 덤프(Brain Dump)’ 기법을 타이핑이 아닌 ‘말하기’로 구현한 차세대 AI 에이전트 플래너다.
사용법은 매우 직관적이다. 앱을 켜는 것이 아니라 가상 고양이 비서 ‘타미’에게 전화를 거는 형태를 취한다. 사용자가 화면을 향해 "메일 답장하고, 3시에 회의, 아 운동도 가야 하는데"라며 통화하듯 편하게 쏟아내고 전화를 끊으면, 투두(To-Do) 리스트와 우선순위가 반영된 하루 시간표가 즉시 완성된다. 통화 형태의 인터페이스 덕분에 붐비는 지하철이나 이동 중에도 눈치 보지 않고 일정을 설계할 수 있어 바쁜 직장인과 사업가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기술적 핵심은 ‘알아듣는 방식’의 차이에 있다. 타임리프트는 범용 음성 인식 엔진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개발한 음성 모델을 기기 내부(On-Device)에 직접 탑재했다. 불필요한 말버릇을 제거하고 문맥을 읽어 오인식을 스스로 교정하며, 음성 데이터가 서버로 전송되지 않아 프라이버시에 민감한 사용자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에 시작된 여정, MS 엔지니어의 응원으로 완성된 전 플랫폼
타임리프트가 지금의 완성도 높은 전 플랫폼 라인업을 갖추기까지의 여정은 매우 빠르고 극적으로 전개됐다.

타임리프트의 첫 출발은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인 2025년 12월 24일, 데스크톱 버전을 정식 출시하면서부터다. 이후 사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기술을 고도화해 올해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에는 할 일 우선순위 자동 배치가 포함된 웹(PC) 버전을 선보였고, 나흘 뒤인 2월 18일에는 'TIMELIFT' 상표를 출원하며 발 빠르게 브랜드 방어선을 쳤다.
이어 5월 초 안드로이드 정식 버전을 구글플레이에 론칭하고, 5월 말에는 말한 시간이 시간 블록에 자동 배치되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순항했다. 하지만 위기도 있었다. 6월 중순, 애플 앱스토어 심사에서 연이어 거절당하며 아이폰 버전 개발이 반쯤 멈춰 섰던 것이다. 포기를 고민하던 새벽 1시 반, 기적처럼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타임리프트를 직접 써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의 한 엔지니어가 "이 앱이 꼭 필요하니 끝까지 만들어 출시해달라"는 응원을 보내온 것이다.
이은지 대표는 "전 세계 최고 환경에 있는 엔지니어가 태평양 건너에서 보내온 그 한마디에 다시 노트북을 열었다"며, "타임리프트는 사실상 사용자가 살려낸 앱"이라고 회고했다.
위기를 넘긴 트릴리온볼트는 아이디어 도용이 빈번한 시장에서 자사 기술을 지키기 위해 지난 7월 집중 설계 기술과 관련한 특허 출원을 마쳤다. 이어 8월 1일 대규모 업데이트와 함께 갤럭시와 아이폰 사용자를 아우르는 176개국 출시에 나섰고, 마침내 8월 3일 한국과 미국 앱스토어에 아이폰 버전을 동시 등록했다. 기획부터 데스크톱, 웹, 스마트폰, 그리고 스마트워치(애플워치·갤럭시워치) 확장에 이르기까지 불과 반년 만에 전 플랫폼 개발과 권리 확보를 모두 마친 셈이다.

'ADHD 특화 집중 설계'와 '두뇌 웰니스' 제공, 청년 자존감까지 고려
이번 8월 업데이트에서는 구글, 아이클라우드 등 어떤 캘린더든 공유 주소만 넣으면 즉시 일정이 연동되는 캘린더 통합 기능과 잠금화면에서의 즉각적인 할 일 관리 기능이 추가됐다. 특히, 집중이 어려운 사용자나 ADHD 성향의 이용자를 위해 다른 앱 접근을 통째로 막는 '앱 차단' 기능, 뇌과학 기반 뽀모도로 타이머, 싱잉볼 웰니스 사운드 등 고도의 몰입을 돕는 환경을 집요하게 설계했다. 스스로를 다독여 청년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칭찬일기'도 타임리프트만의 따뜻한 감성이다.
현재 전 기능을 무료로 제공 중인 타임리프트는 8월 중순부터 유료화에 돌입한다. 브레인 덤프와 타미 자동정리 같은 필수 기능은 계속 무료로 유지하되, 무제한 음성 캡처 등이 포함된 프리미엄 모델을 커피값이 안 되는 월 3,900원 정도에 제공할 예정이다.
'블랙캣북(BlackCatBook)' 출시를 통한 생태계 확장
한편, 트릴리온볼트의 혁신은 플래너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난 5월에는 뛰어난 템플릿 디자인과 AI 글쓰기 기능을 결합해 노션(Notion)의 빈틈을 노린 생산성 플랫폼 '블랙캣북(BlackCatBook)'을 출시해 강사와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호평받고 있다.
금년도 이내 자체 개발한 AI 기반 OCR(문서 인식) 기술과 무인화 개발기술(키오스크, 보안, 앱 개발)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AX(AI 전환)와 자동화 구축을 돕는 B2B 클라이언트 유치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