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코말(KOMAL)미션 선교회 김철석 대표/희망천사운동본부 본부장 ‘낮은 곳으로 흐르는 사랑, 그 20년의 숨은 기록’

◆화려한 도심을 뒤로하고, 그가 마주하는 진짜 세상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의 화려한 빌딩 숲과 번화한 야경은 세계인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이국적인 풍경이다. 그러나 그 화려함의 경계선을 넘어, 차로 수 시간을 달리고 다시 거친 흙길을 걸어 들어가야 비로소 마주할 수 있는 정글의 오지가 있다. 현대 문명의 소음이 닿지 않는 그곳에서, 외부인이라는 경계심을 품고 숨죽여 살아가던 원주민 아이들. 20년 전, 그들의 맑지만 두려움 어린 눈망울 앞에 한 한국인 남자가 섰다. 


(재)코말미션 선교회를 이끌며 국내에서는 희망천사운동본부 본부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철석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우리가 흔히 ‘대표’나 ‘본부장’이라는 직함 앞에서 떠올리는 서늘한 정장과 서류 가방, 반듯한 집무실은 그에게 없다. 그의 손에 들려 있던 것은 일회용 생색내기용 구호물품이 아니라, 척박한 땅을 맨손으로 헤쳐 온 굳은살 박힌 손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그를 해외 오지 선교와 국내 복지 사각지대를 밝히는 ‘희망천사’라 부르지만, 김철석이라는 사람은 여전히 거창한 명예보다 이름 없는 이웃의 문고리를 잡는 일이 더 익숙하다. 20년이라는 거대한 숫자에 가려져 있던, 한 인간의 치열한 고뇌와 뜨거운 눈물, 그리고 매일 국내외 현장에서 진짜 ‘사랑의 보고서’가 쓰여지고 있다.


◆숫자가 지워버린 ‘현장의 온도’를 기억하다

현대 사회의 구호와 봉사는 종종 ‘통계’로 환산되곤 한다. 몇 개의 우물을 팠고, 몇 명의 아이들을 도왔으며, 얼마나 많은 예산이 집행되었는가. 그러나 김철석 대표의 수첩에는 그런 건조한 숫자 대신, 사람의 숨소리와 체온이 고스란히 적혀 있다.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20년 동안 수많은 사람을 도왔으니 이제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지 않았냐고. 하지만 현장에 가면 갈수록 마음은 더 무거워진다. 누군가의 절망과 눈물을 마주하는 일은, 겪으면 익숙해지는 게 아니라 매번 처음 겪는 슬픔처럼 가슴이 아프다.


말레이시아 오지 마을에서 아이들이 흙탕물을 마시며 수인성 질병으로 고통받던 시절, 그는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회고한다. 행정적 절차나 서류상의 보고서는 당장 목이 마른 아이들의 갈증을 채워줄 수 없음을 알았기에, 그는 직접 삽을 들고 정글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흙탕물 대신 맑은 지하수가 솟구치던 그날, 원주민들과 뒤엉켜 흙투성이가 된 채 흘렸던 눈물은 그 어떤 상패보다 무겁고 영광스러운 보석이었다.


그의 사역은 ‘무언가를 던져주는 자선’이 아니었다. 교회를 세우고,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을 만들고, 스스로 살아갈 힘을 주는 ‘자립의 씨앗’을 심는 과정 그 자체였다. 말레이시아의 정글에서 싹튼 그 작은 희망의 나무는 이제 조지아, 몽골, 캄보디아, 남수단 등 지구촌 곳곳의 소외된 땅으로 가지를 뻗어 나가고 있다.


◆가슴속에 묻어둔 상처가 만든 거대한 ‘효(孝)의 품’, 그리고 희망천사운동본부

그렇다면 무엇이 평범한 한 남자로 하여금 국경을 넘어 지구 반 바퀴를 돌고, 국내의 가장 시린 곳까지 찾아가게 만들었을까. 그 답은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가장 깊은 내면의 상처, 즉 ‘결핍’에서 출발한다.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막막함과 사무치는 그리움을 겪어본 이만이 아는 그늘이 그에게 있었다. 부모님께 채 다 전하지 못한 효심, 그리고 세상의 온기를 받지 못한 채 방황하는 이에 대한 애틋함. 김 대표는 자신이 가슴에 품고 살아온 채우지 못한 그리움을 세상의 모든 독거어르신들을 향한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확장시켰다.


그 중심에 바로 희망천사운동본부가 있다. 제도의 손길이 미처 닿지 않는 복지 사각지대에서, 희망천사운동본부 본부장으로서 그가 펼치는 활동은 차가운 행정망을 온기로 채우는 든든한 사회적 안전망이다. (주)예사랑노인전문요양원 국장으로 재직하며 체득한 전문적인 복지 지식은 그의 진심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하지만 그의 복지는 책상 위에서 기획된 차가운 행정망에 그치지 않았다. 홀로 사는 어르신의 낡고 차가운 장판을 직접 뜯어내고 따뜻한 온돌을 깔아주는 일, 난치병으로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환우의 손을 잡고 함께 울어주는 일, 그리고 미래가 막막한 소년소녀가장과 탈북민 자립을 위해 몰래 장학금을 건네는 일 모두 희망천사운동본부의 이름으로 행해진 구체적인 발걸음들이었다.


그에게 나눔은 미래 세대가 경제적 환경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일은 단 한 명도 없어야 한다는 치열한 신념이자, 세상의 부모와 자식을 잇는 가장 단단한 고리다.


◆나눔은 이벤트가 아니라 숨 쉬듯 당연한 습관이어야 한다

김철석 대표의 삶을 관통하는 가장 강력한 철학은 바로 ‘나눔의 일상화’다. 우리 사회는 종종 선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향해 ‘특별한 천사’ 혹은 ‘마음의 여유가 넘치는 부자’라는 프레임을 씌우곤 한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러한 시선을 극도로 경계한다.


나눔은 돈이 많아서 하는 것도, 마음의 여유가 넘쳐서 하는 것도 아니다. 나눔은 그냥 ‘습관’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매일 숨을 쉬고 밥을 먹듯, 내가 가진 것 중 아주 작은 일부를 떼어내는 연습이 모일 때 비로소 우리 사회의 온도가 올라간다.


특히 그는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이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올 수 있었던 모든 공을 함께해 준 이들에게 돌렸다.


"이 모든 사역은 결코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변함없이 뜻을 모으고 힘을 보태주신 후원 동역자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 희망천사운동본부와 (재)코말미션선교회를 묵묵히 믿고 후원해 주시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그가 코말미션 선교회와 희망천사운동본부를 이끌며 2021년부터 3년 연속 사회공헌 부문 대상을 수상했을 때도, 그는 영예의 자리에 서기보다 조용히 현장의 봉사자들 뒤로 물러섰다. 상패의 화려함보다, 그가 건넨 밥 한 끼와 따뜻한 말 한마디로 인해 한 사람의 삶이 미소 짓게 되는 그 순간의 무게를 더 소중히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개인의 헌신에 머무르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눔의 기쁨에 쉽게 동참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나눔의 플랫폼’을 구축하려 한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가장 낮은 곳으로 사랑을 흘려보낼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지금껏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그가 앞으로 그려갈 또 다른 내일의 청사진이다.


◆현장이 증명하는 헌신의 궤적, 그리고 멈추지 않는 발걸음

세상은 점점 더 각박해지고, 타인의 아픔에 무감해지는 냉소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화려한 말과 거창한 구호가 세상을 구원할 것처럼 소리 높이는 시대 속에서, 김철석 대표의 행보는 고요하지만 가장 강력한 울림을 준다.


오늘도 그는 희망천사운동본부의 이름 없는 봉사자들과 함께 낡은 가방을 메고 현장으로 향한다. 찌는 듯한 정글의 흙바닥이든, 국내의 찬 바람이 부는 쪽방촌의 장판 위든 그가 걸어간 자리에는 어김없이 희망의 온기가 피어오른다. 말레이시아 원주민 아이들이 서툰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를 외치며 꿈을 키우고, 국내의 소외된 어르신들이 그의 손을 잡으며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 한, 김철석 대표의 시계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화려한 수식어나 찬사보다, 땀에 젖은 운동화와 진심 어린 눈물로 세상을 적셔온 사람. 가장 낮은 곳을 향해 한결같이 흐르는 그의 20년 기록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묵직하고 따스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오늘, 누군가의 가장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본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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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8.04 08:41 수정 2026.08.0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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