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당시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은 수백억 원대에 달하는
대선 선거비용 보전금을 반환해야 하는 미증유의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조순표 부장판사)는 2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선고 공판을 열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제기한 주요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하며 윤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발언들이 당선을 목적으로 한 고의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 "윤우진에 변호사 소개 안 했다" 발언 유죄… 법원 "죄질 가볍지 않아"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첫 번째 핵심 혐의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관련 발언'이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 국면이 한창이던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윤우진 전 서장에게 대검 중수부 출신 이 모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특검 수사 결과 윤 전 대통령이 윤 전 서장에게 실제로 해당
변호사를 소개해 준 정황이 드러났고, 재판부 역시 이를 사실로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변호사 관련 발언은 윤우진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에 피고인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직결된다"며 "피고인이 윤 전 서장과의 친분 및 신뢰 관계의 정도에 관해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엄하게 지적했다.
◇ '건진법사'와의 10년 인연 부인도 허위 인정… "관계 전면 부인"
두 번째 유죄 판단은 일명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성배 씨와의 관계를 부정한
발언에서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
당시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으며, 김건희 여사와 그를 함께 만난
적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특검팀의 수사 결과, 윤 전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의 소개로 전 씨를 처음 만났으며
이후 10년 이상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 "피고인은 2013년 무렵부터 전 씨와 친분을 유지하며 개인적·정치적
처지에 관해 반복적으로 조언을 받아왔다"면서 "그럼에도 선거 과정에서 우연히 소개받은
인물인 것처럼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고 질타했다.
◇ 국민의힘, '397억 원 반환' 대형 악재… 정치권 파장 일파만파
이번 1심 판결로 정치권, 특히 국민의힘은 거대한 재정적·정치적 후폭풍에 휩싸이게 됐다.
공직선거법상 당선 무효형(벌금 100만 원 이상)을 넘어선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될 경우,
정당이 선거관리를 통해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전액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당 형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제20대 대선 당시 중앙선관위로부터
보전받았던 선거비용 총 397억 원을 토해내야 하는 초유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번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법원이 특검팀의 손을
들어주며 중형을 선고함에 따라 향후 상급심 재판을 둘러싼 법리 공방과 정치적 파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